양현종 이어 문경찬마저…KIA 앞·뒷문 모두 ‘와르르’


마운드 힘으로 버티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고비를 맞았다. 소방수 문경찬(28)이 3경기 연속으로 무너졌다. 5강 싸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KIA는 5일 창원 원정에서 NC 다이노스에 6-7로 졌다. 6-1로 앞선 채 9회말을 시작했지만, 필승 불펜 전상현과 문경찬이 각각 박석민과 김태진에게 홈런을 맞고 6실점 했다. 전상현이 3분의 1이닝 3실점, 문경찬이 3분의 2이닝 3실점이다. 더욱이 충격적인 끝내기 패배였다. KIA는 LG 트윈스와 다시 순위를 맞바꿔 5위로 내려갔다. 6위 삼성 라이온즈에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3리(0.003) 차로 쫓기는 신세다.
올 시즌 KIA는 막강한 투수진 덕분에 가을야구 가능권에서 버텼다. 팀 평균자책점이 4.20으로 전체 1위다. 앞뒤를 안 가리고 강했다. 선발진이 최소 실점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면, 불펜의 필승조가 무실점으로 이어가는 게 KIA의 필승공식이었다.
지난 시즌 처음 마무리투수를 맡은 문경찬은 필승조에서도 핵심 전력이었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0.5㎞에 불과하지만, 강철 같은 심장으로 펼치는 과감한 승부로 뒷문을 지켰다. 지난달 22일까지 블론세이브가 한 번도 없었다. 다른 구단 소방수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그의 가치는 더욱 빛났다.
그랬던 철옹성이 무너졌다. 문경찬은 지난달 2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과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연거푸 3실점했다. 위기론이 서서히 고개 들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앞으로도 세이브 상황이 오면 당연히 문경찬을 올린다. 구속이나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는다”고 힘을 실었다. 공교롭게도 그 발언 이후 세이브 상황이 오지 않았고, 일주일 넘게 쉬었다. 5일 NC전이 9일 만의 등판이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상대 타선의 몰아치기 흐름을 끊지 못했다.
KIA는 요즘 고민이 깊다. 에이스 양현종이 깊은 부진에 빠졌다. 타격 1위 김선빈은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여기에 든든하던 문경찬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홈 6연전(KT 위즈 주중 3연전, 키움 주말 3연전)을 앞둔 KIA에 걱정거리가 하나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