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훔치기' 휴스턴, 무관중+벤치클리어링 금지 조항에 반색?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사인 훔치기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휴스턴 애스트로스 입장에서는 '무관중'이라는 악재가 오히려 호재가 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20일(한국시간) 30개 팀들의 올 시즌 예상 전망을 게재하며 구단별 최상의 시나리오를 전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우 에이스 류현진(33)이 사이영상 후보군에 포함되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로 꼽힌 것을 비롯, 대체적으로 팀 별 키플레이어가 소개됐다. 그러나 휴스턴의 경우 이례적으로 '무관중'과 '벤치클리어링 금지' 규칙이 언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올 시즌은 관중 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데, 이것이 휴스턴에게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엠엘비닷컴은 "어떤 팬도 올해 이 팀에 대해 야유를 퍼부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더 나아가 어떤 순간에도 벤치클리어링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1월, 2017시즌 휴스턴이 홈경기에서 상대 팀의 사인을 훔쳐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사무국에 따르면 휴스턴은 중앙 담장에 있는 카메라를 이용해 상대 사인을 훔쳤고, 덕아웃 근처의 모니터로 사인을 확인해 선수들에게 알렸다. 구체적으로는 배트로 쓰레기통을 두드려 타자에게 사인을 알려주는 방식이 사용됐다.
이를 주도한 제프 르나우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 대해선 1년 자격 정지가 내려졌고, 구단에는 벌금 500만달러(약 58억원)가 부과됐다. 아울러 올해와 내년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도 박탈됐다.
휴스턴은 사건과 연루된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을 경질했고 당시 휴스턴 소속이었던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과 카를로스 벨트란 뉴욕 메츠 감독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휴스턴은 더스티 베이커 감독을 선임하고 선수단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여전히 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이다.
실제 복수의 선수들은 "휴스턴을 만나면 빈볼을 던질 것"이라고 공언했다. 올 봄에 열렸던 시범경기에서 팬들은 휴스턴을 만나면 야유를 퍼부었다. 팬들을 만나기가 두려웠던 휴스턴에게는 '무관중'이 다행일지 모른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무관중 경기가 확정됐고, 코로나19 매뉴얼에 따라 상대 팀과의 벤치클리어링도 금지됐다. 침뱉기 금지 및 팬들과의 사인 금지 등 최대한 상대방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한 방침을 세웠다.
엠엘비닷컴은 "와우, 이러한 예상은 4달 전만 해도 말도 안 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라며 에둘러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