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푼이' 지명타자…허문회 감독은 왜 그랬을까

롯데 허문회 감독은 16일 키움과 경기에서 의외의 선택을 했다.
유격수 딕슨 마차도를 지명타자로 기용했는데, 마차도는 15일까지 타율이 0.230에 그친데다 왼손투수 상대로 20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그리고 키움 선발은 평균자책점 1.49인 왼손투수 에릭 요키시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명타자 마차도는 16일 키움전에서 4타수 3안타를, 요키시 상대로는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면서 팀의 7-5 승리를 도왔다.
허문회 감독은 앞서 LG와 주말 3연전을 마친 뒤 마차도에게 휴식을 줄 것이라고 했다. 마차도는 14일 LG전까지 307이닝을 뛰었다. 수비이닝 1위였다. 그런데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휴식이 아니라, 마차도를 왼손투수 상대로 지명타자로 내보내는 뜻밖의 기용을 했다. 성공이라는 결과를 떠나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릴 만한 결정이었다.
17일 키움전에 앞서 허문회 감독은 이 결정에 대해 "상대할 때 보면 느낌이 있다. 마차도가 요키시 상대로 잘 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롯데가 4-12로 완패한 지난달 23일 사직 경기에서 얻은 '감'이다.
"키움이 지난해까지 있던 친정 팀이라서가 아니라, 투수와 타자가 타석에서 만났을 때의 느낌이다. 지난 경기에서 그런 느낌이 있었다. (라인업 짤 때)그 순간이 떠올랐다. 결과론이지만 운 좋게 잘 통한 것 같다."
15일까지 마차도가 왼손투수 상대로 친 유일한 안타가 바로 여기서 요키시를 상대로 나왔다. 마차도는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터트렸다.
허문회 감독은 "물론 기록도 본다. (마차도의 왼손투수 상대 타율이)1할도 안 되더라. 5푼이었나. 데이터만 보는 것은 아니고, 컨디션과 선수의 심리적인 상태까지 확인한다. 데이터만 본다고 되는 건 아니다. 기록 좋아도 선수 컨디션이 나쁘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