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G 연속 무자책' 믿을맨 윤대경, 짙은 어둠 한화의 위안

'15G 연속 무자책' 믿을맨 윤대경, 짙은 어둠 한화의 위안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은 어둠 그 자체다. 한용덕 감독의 사퇴 속에 KBO리그 역대 최다 18연패를 경험했고, 선수단 내에서 10개 구단 중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까지 발생했다. 결국 대표이사까지 사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운드, 불펜에 새 얼굴들이 등장했다. 프로 데뷔 8년 만에 조금씩 이름을 알리고 있는 윤대경(26)도 그중 한 명이다.
윤대경은 지난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 4-6을 추격하던 6회초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어느새 15경기 연속 무자책점 행진이다.
한화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5-6으로 패배, 다시 4연패 깊은 수렁에 빠졌다. 선발 채드벨(4⅔이닝 6실점)에 이어 등판한 불펜 투수 6명이 무실점 계투를 펼쳤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지난 7월21일 KIA 타이거즈전 1이닝 2실점(1자책)이 윤대경의 마지막 자책점 기록이다. 이후 15경기에서 15이닝을 던지며 자책점이 한 점도 없었다. 지난달 11일 키움전에서는 10회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 감격스런 8년 만에 데뷔승을 따냈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윤대경을 강재민, 김종수 등과 필승조로 분류해 기용하고 있다. 마무리 정우람 앞에 등판해 리드를 지켜내야 하지만, 팀 전력상 앞서고 있을 때 등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날처럼 경기 중반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도 마운드에 오르는 게 현실적인 윤대경의 역할이다.
윤대경은 험난한 야구 인생을 살아온 선수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13년 삼성 라이온즈에 내야수로 입단했으나 곧장 투수로 전향했다. 그러나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채 2018년 방출됐다.
그 뒤로 윤대경은 일본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며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윤대경을 지난해 이상군 한화 스카우트 총괄이 눈여겨보다 육성선수 계약을 맺었다. 결국 윤대경은 올 시즌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에 성공한 뒤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팀 성적에 가려 있지만, 올 시즌 윤대경의 활약은 눈부시다. 31경기에서 30이닝을 소화하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 중이다. 어느 팀에 내놔도 부족하지 않은 성적. 한화는 윤대경과 강재민(23), 김종수(26) 등 20대 불펜 투수들의 성장으로 마운드의 미래를 밝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 승을 따낸 뒤 윤대경은 "앞으로도 팬들에게 공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팬들과 한 약속을 지켜내고 있는 윤대경이 짙은 어둠 속에 놓인 한화에 위안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