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합 소리 안 내려 하는데…죄송합니다" 한화 박상원의 진심

"기합 소리 안 내려 하는데…죄송합니다" 한화 박상원의 진심
“저도 고치려 하는데 마음대로 안 되네요.”
한화 불펜투수 박상원(26)은 시즌 초반 뜻하지 않게 논란의 중심에 섰다. 투구시 내뿜는 우렁찬 기합 소리 때문이었다. 지난 2017년 프로 데뷔 후 줄곧 기합을 내면서 던져왔는데 올해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되면서 갑자기 논란의 대상이 됐다. 자연스런 기합으로 그동안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조용한 경기장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를 불편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2018~2019년 한화 불펜 핵심 멤버로 활약한 박상원이지만, 논란의 영향인지 올 시즌 중반까지 고전했다. 지난 7월말 2군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32경기 평균자책점 5.64로 흔들렸다. 하지만 8월 중순 1군 복귀 후 16경기 평균자책점 1.65로 살아났다. 그 사이 마운드에서 기합 소리도 크게 줄었다.
22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박상원은 “주자가 없을 때 와인드업으로 폼을 바꾸면서 기합 소리도 덜 내고 있다. 그래도 중요한 상황에 몸에서 힘을 쓰려고 하면 나도 모르게 기합 소리가 나오더라”며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고치려고 하는데 마음대로 안 된다. 프로 데뷔 후 습관이 되어서 그렇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박상원은 “코로나19 (무관중 경기) 때문에 기합 소리가 이슈가 됐는데 저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경기력에 영향을 받으면 안 된다. 일부러 타이밍을 뺏으려 내는 소리가 아니다. 저도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 불편하셨던 분들께는 죄송하다. 매번 사과할 수 없으니 이런 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진심을 전했다.
기합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했지만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으려 한다. 박상원은 “이 역시도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앞으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좋게 생각해서 잘 이겨내면 조금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기합이 줄어든 것보다 더 큰 변화는 투구폼이다. 주자 유무에 관계 없이 세트 포지션으로만 던졌지만 이제는 주자 없을 때 와인드업으로 폼을 바꿨다. 박상원은 “어느 순간 세트 포지션일 때 불편한 느낌을 받았다. 1군에선 계속 경기에 나가 성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폼을 바꿀 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2군에 가서 변화를 준 것이 주효했다. 와인드업을 하면서 힘 대 힘으로 붙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상원이 잠시 1군에 자리를 비운 사이 한화는 강재민, 김종수, 윤대경이 새로운 필승조로 떠올랐다. 돌아온 박상원까지 힘을 보태면서 한화 불펜의 힘도 강해졌다. 박상원은 “정신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든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며 “다 같이 잘해야 서로 힘들 때 도울 수 있다. (가을야구에 간) 2018년에도 그렇게 시너지 효과가 나면서 잘됐다.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에도 잘되기 위해선 다 같이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군 복귀 후 필승조로 돌아온 박상원이지만 조금의 만족도 없다. 그는 “2군에 다녀와서 몇 경기 좋았을 뿐, 지금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초반에 못하면서 팀이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다”며 자책한 뒤 “남은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하다. 1경기, 1경기 최선을 다해 조금이라도 더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