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1700억 적자"…위기 봉착한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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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1700억 적자"…위기 봉착한 KBO

 "팬데믹으로 1700억 적자"…위기 봉착한 KBO

코로나19는 스포츠 산업 지형도를 완전히 바꿨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스포츠산업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 일시적인 휴업과 폐업이 증가하고, 스포츠업계 종사자 수도 급격히 줄었다.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스포츠산업 매출액은 약 81조 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약 53조 6,000억 원으로 추산돼 전년 대비 34% 감소가 예상된다.


국내 프로스포츠도 타격은 마찬가지다. 프로스포츠는 무관중으로 새 시즌을 맞았고, 각종 이벤트와 광고, 스폰서십도 대폭 줄었다. 이벤트 기획사를 비롯한 연관 산업 매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주력 / SK와이번스 이벤트 대행사 운영]


"솔직히 말하면 저희 업계 지금 폐업한 곳이 굉장히 많고요. 실업 급여를 받으면서 연명하는 업체도 많고, 건당 돈을 받는 치어리더들은 아예 돈을 못 버는 상황인 거죠. 직원을 좀 줄여서라도 버텨야 하는 상황이고, 사실 과반수 이상의 업체들은 거의 폐업 직전이나 폐업을 했다고 보시면 돼요.“


한국 스포츠의 위기 속에서 스포츠타임은 '코로나19 이후 스포츠산업'의 현재를 진단했다.


정규리그 144경기를 완주한 KBO리그는 전 세계의 모범 사례로 꼽혔다. 그러나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대응을 잘했다는 평가를 받은 KBO리그조차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4대 프로스포츠가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코로나19 여파로 입은 피해액은 약 2,547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만 약 1,727억 원 피해가 예상된다.


프로야구단 매출은 통상 광고수입과 입장권 판매 수입, 기타 수입 등으로 분류된다. 전자공시시스템 'DART'에 따르면 지난해 10개 구단 전체 매출액은 평균 500억 원 수준이다.


그런데 올해는 720경기 가운데 무려 577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면서 모든 구단이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프로야구 관중 수는 지난해 728만 명에서 올해는 32만 명으로 95.5%나 급감했다. 지난해 총 858억 원이었던 입장 수입은 올해 약 45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입장 수입 외에도 광고와 기타 수입까지 큰 폭의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 세부 항목을 공개한 NC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 SK와이번스 등 4개 구단 광고수입은 평균 280억 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최소 10% 최대 40% 이상의 광고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 대부분 구단이 모기업 광고를 늘리며 타계책 마련에 나섰지만 수입 감소를 피할 수는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구단은 "올해 100억 원 이상 적자가 날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야구 관련 산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 2018 스포츠산업백서에 따르면 야구 관련 사업체는 5174개, 종사자수는 20491명에 달한다.


스포츠 용품과 시설, 서비스업 등이 어려움을 겪고, 야구장 주변 상권도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김백식 /잠실야구장 인근 요식업체 운영]


“올해는 작년과 비교했을 때 (수입이) 35% 정도 차이 난다.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힘든건 모두 힘든데, 가게가 많이 변동이 많이 생긴다. 장사가 안 되니까, 가게가 많이 빠지고 들어오고 그런다.”


코로나19로 관중이 없고, 사회 전체적으로 얼어붙은 분위기는 야구 시청에도 영향을 미쳤다. KBO리그를 TV로 중계하는 스포츠채널도 광고 실적 부진 등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


'스포츠를 소비하는 방식'에도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팬데믹을 계기로 시청자의 스포츠 소비 패턴이 더욱 급속하게 변화 물결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개인 방송을 통해 스포츠를 접하는 시청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4차 산업과 더불어 VR 시청, 랜선 응원 등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박성배 /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스포츠를 소비하는 소비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청률 감소가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페북이나 애플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서 스포츠 중계를 이미 시작했고, 스포츠 중계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하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스포츠텔링이 이뤄졌느냐, 그리고 스포츠 직접적인 시청보다도 경기가 끝난 다음에 얼마나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디지털 화폐나 QR코드를 사용한 e-커머스 상품과 연계를 통해서 중계를 하면서도 동시에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매출 증대 방법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전례 없는 스포츠산업 위기 속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는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국프로농구(NBA)에선 기존에 없던 공격적인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NBA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수가 대폭 축소되고 스폰서 기업과 계약이 줄줄이 해지돼 올해에만 약 1조5000억 원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자 NBA 아담 실버 총재는 그간 제한했던 스포츠베팅업체, 양주 제조사와 스폰서십을 일시 허용하고 대마초 제조 기업 후원까지 허용하는 초강수를 뒀다.


구단 역시 스포츠베팅업계와 접촉면을 늘려 수익 통로 다변화에 나섰다. 샬럿 호네츠 구단주로 재직 중인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지난 9월 스포츠베팅기업 '드래프트킹스(DraftKings)'의 특별고문직을 수락한 게 대표적이다.


미디어의 자구책 마련도 눈에 띈다. 차기 시즌 NBA는 중계화면을 4개로 나눠 코트 위 플레이뿐 아니라 라커룸과 벤치 현황, 선수의 최근 통계 등을 동시 제공해 시청자 눈길을 붙든다는 계획이다.


[박성배/한양대 스포츠산업학 교수]


“(미국은) 미디어를 통한 수익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내년 2020-21시즌에는 중계 화면을 4개로 나눠서 특히 경기가 끝나고 타임아웃을 하거나 전반이 끝나고 휴식시간에 화면을 4개로 나눠서 그 중 1~2개 정도는 구단 자체가 자체 수입을 늘릴 수 있는 배려까지 해주고 있다. 이런 화면 분할로 인해 지금 NBA에서 하고자 하는 건 스포츠베팅에 필요한 통계자료를 화면에 제공하기도 하고, 스포츠 중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 되고 있는 비하인더 신이라고 해서 경기장에서는 볼 수 없는 라커룸에서 선수와 감독의 대화라든가, 그들의 전반이 끝나고 긴급하게 하는 작전타임이라든가 그런 내용을 일부 분할된 화면에 담아서 구단의 자체 수익을 늘릴 수 있는 전략을 지금까지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팬들이 라커룸에서 이뤄지는 선수와 감독 대화를 듣고, 스포츠베팅에 유용한 통계자료까지 TV 화면을 통해 얻어내면서 시청 필요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단순 경기 전달에 그치지 않고 시청자가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동시다발적으로 전하는 '플랫폼의 변화'를 타개책으로 삼았다.


전문가들은 기존 광고나 중계권 수입에 얽매이지 않고 누가 플랫폼의 변화를 먼저 시도해 신시장 구축에 성공하느냐가 화두로 떠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 경기 콘텐츠 외에도 다양한 정보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미디어가 최후에도 남을 확률이 높다고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스포츠를 소비하는 패턴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진 미지수다. 단기적으론 팬데믹 트라우마가 여전히 영향을 미쳐 빠른 시일 내에 관중수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


KBO와 10개 구단은 코로나19에 성공적인 대응을 보였지만 큰 폭의 수익 악화를 메울 묘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내년에도 관중 수는 제한될 수 있고 광고와 입장 수입 역시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류대환 / KBO 사무총장]


“각 구단별로 적게는 70억 원, 크게는 130억 이상의 적자가 났다. 올해 1년은 어떻게든 버텨볼 수 있었지만 누적 적자는 심각한 부분이 있다. 각 구단과 워크숍을 통해 타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겨울 동안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해서 내년 시즌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


"코로나로 인해 스포츠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기 쉽지 않다. 스포츠의 특성상 접촉하고 만나야 하고 이런 것이 경쟁의 반드시 필요한 요소인데 이런게 억제되고 또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을 먹고사는데 팬들이 없는 무관중으로 경기가 치러지다 보니 스포츠산업의 변화는 과거와는 돌이킬 수 없는 큰 변화들이 일어났다. 코로나는 앤데믹처럼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올 수 있는 질병이기 때문에 대처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30일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내년 2분기에 본격 배포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그러나 마냥 안심할 순 없다. 백신 효용과 공급 범위, 시민 반응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하고 배포 이후 팬데믹 추이도 지켜봐야 한다.


KBO가 방역 차원에서 성공인 '144경기 완주'에 안도하지 않고 수익 영역에서도 차기 시즌 적극적인 대응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프로스포츠 61개 구단에 약 740억 원을 지원했지만 적자 폭 증가는 불가피하다.


뼈를 깎는 변화 없인 내년 시즌 공멸할지 모른다는 절박감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동안 높은 모기업 의존도를 보인 KBO 각 구단이 다양한 수익 창출 구조를 만들지 못한다면 만성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확률이 높다.


KBO가 방역 모범 리그를 넘어 다양한 수익 루트 발굴로 코로나 시대 '새로운 본보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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